레인지로버 벨라는 "매끈하고 우아했다"

지난 8월 21일 랜드로버가 레인지로버 벨라 시승 행사를 진행했다. 9월에 있는 공식 출시에 앞서 기자들에게 먼저 타볼 자리를 마련한 거다.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 재규어랜드로버 팝업스토어에서 간단한 설명을 들은 후 벨라를 직접 만나기 위해 셔틀버스를 타고 한강공원으로 향했다. 너른 한강공원 주차장에는 10여 대의 벨라가 서 있었다. 몸에 꼭 맞는 아르마니 슈트를 입은 것처럼 말쑥한 모습이었다. 

스마트키를 받아들고 벨라 옆으로 다가가자 숨어 있던 기다란 도어 핸들이 스르륵 나타난다. 벨라는 랜드로버 모델 가운데 처음으로 자동 전개식 플러시 도어 핸들을 달았다. 평소에는 숨어 있다가 스마트키로 문을 열거나 버튼을 누르면 나타나는데, 문을 잠그거나 시속 8킬로미터로 달리면 다시 들어간다.

도어를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매끈한 겉모습에 어울리게 실내 역시 깔끔하고 심플하다. 센터페시아엔 큼직한 두 개의 모니터가 붙어 있는데 위에 있는 모니터로는 내비게이션이나 오디오 등을 조작할 수 있고, 아래에 있는 모니터에서는 실내 온도와 차량 기능 등을 설정할 수 있다. 버튼이 거의 없는 센터페시아가 낯설고 새롭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 4기통 디젤 엔진이 ‘크릉’ 하고 깨어난다. 

시승차는 240마력을 내는 D240 R 다이내믹 모델이다. 가속페달을 밟자 스르륵 앞으로 움직인다. 움직임이 매끈하고 우아하다. 누가 말해주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이 거의 들이치지 않는다. 시승 코스는 서울 한강공원에서 인천 영종도까지 왕복하는 약 130킬로미터. 벨라의 주행성능을 구석구석 확인하기엔 부족한 거리다. 랜드로버는 보도자료에서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 2를 비롯해 벨라의 오프로드 성능을 크게 자랑했지만 시승 코스에는 오프로드 코스가 빠졌다.

선두 차를 따라 열 맞춰 달리는 시승은 영종도까지 이어졌고 벨라의 짱짱한 주행성능을 확인할 시간은 부족했다. 시간이 부족했다기보다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무전기에서 흘러나오는 지시 사항을 무시하고 선두 차를 추월하며 내 멋대로 달린 순 없었으니까. 그렇게 벨라는 최고출력 240마력과 최대토크 51.0kg·m를 제대로 뽑아내보지도 못하고 영종도에 도착했다. 승차감이 한없이 푸근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탄탄하다는 것, 엔진 소리가 실내로 거의 들이치지 않아 피곤하지 않다는 것, 고속으로 달릴 때도 출렁이지 않고 진득하게 노면을 움켜쥔다는 것. 이 정도가 이날 내가 파악한 벨라의 모습이다. 

“차 어땠어요?” 다른 시승차를 탄 후배가 물었다. “차값이 1억원을 넘는데 당연히 좋아야지.” 내가 탄 D240 R 다이내믹은 몸값이 1억460만원이다. “그런데 남자들이 이 차를 타긴 좀 그럴 것 같아요. 안팎으로 너무 우아하잖아요. 이름도 벨라고요.” 음, 그러고 보니 벨라는 남자보다 여자들에게 더 어울리는 SUV 같다. 곧 청담동 거리에 자주 출몰하겠군.   


md.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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