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일 오후(현지시간) 베트남 다낭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반갑게 미소지으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
뉴스1에 따르면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베트남 다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통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에 마침표를 찍었다고 전했다.
특히 오는 12월 중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하기로 하면서 그간 사드 갈등으로 경색됐던 한중관계가 본격적으로 정상화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이날 오후 중국측 숙소인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12월 중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간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월에 중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게 되면 지난 7월6일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계기와 이번 베트남 회담에 이어 3번째 정상회담이 된다.
첫 정상회담 이후 두 번째 정상회담이 개최되기까진 128일이 걸렸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 정상회담간 기간은 그보다 훨씬 짧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베이징 회담'은 이전 두 차례의 다자회의 계기 정상회담보단 회담 시간(1차 70분, 2차 43분)이 길 것으로 예상돼 양 정상간 우의와 신뢰 구축은 물론 양국관계 발전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회담에서 가장 큰 성과는 양국 관계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사드 갈등'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것이다.
지난 7월 베를린 회담에선 시진핑 주석이 "중한관계 개선을 위해 한국이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양국간 사드 갈등을 그대로 드러냈지만, 이번 회담에선 양 정상이 지난달 31일 공개한 '양국 관계개선 방안에 관한 발표내용'을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모든 분야에서의 교류협력을 정상궤도로 조속히 회복시키자는데 의견을 같이하는 등 '사드 갈등'에 매듭을 지었다.
APEC 정상회의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일 오후(현지시간) 베트남 다낭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하고있다. /사진
특히 시진핑 주석은 '사드 합의'를 "새로운 출발이고 좋은 시작"이라고 펑가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중간 사드를 둘러싼 갈등을 봉인 상태(로 하는 데) 대한 양국간 일정부분 합의가 이뤄졌고, 그런 바탕에서 새로운 한중관계를 열어가겠다는 시진핑 주석과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 갈등을 확실히 매듭지으면서 한중 관계의 정상화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내 우리 기업의 활동과 중국인들의 한국관광 등 사드 보복조치는 확실하게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양 정상이 '평화적 해결'이라는 원칙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치면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양 정상은 회담에서 북한 핵 및 미사일과 관련해 현 한반도 안보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북핵 문제를 궁극적으로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로 의견을 모은 한편, 이를 위해 각급 차원에서 전략대화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는 사실상 북핵 문제의 구체적 해법에 대해선 서로간의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북핵 도발에 대한 대응과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내는 방안 등 구체적인 접근법에 있어선 간극을 보여 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최고도의 제재 및 압박으로 단호히 대응해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이끌어낸다는 기조 하에 북한이 추가도발 하지 않고 핵동결을 하면 그것이 대화의 입구가 될 것이며 그 대화의 출구는 '완전한 핵폐기'라는 '단계적 접근법'을 제시해왔다.
반면 시진핑 주석은 '쌍궤병행'(雙軌竝行·비핵화 프로세스와 평화협정 동시진행)과 '쌍중단'(雙中斷·북핵·미사일 도발 중단과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강조했다.
이번 회담에서도 시진핑 주석은 북핵 문제의 해법으로 쌍궤병행과 쌍중단을 거론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양 정상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부인하지 않았다.
그간 문재인 대통령은 쌍중단에 대해 "북한의 핵동결과 한미간 군사훈련은 연계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던 만큼 시진핑 주석의 언급에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방중에서 북핵 문제의 해법에 대한 구체적인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양국 고위당국자 접촉에서 우리 정부는 중국 측 관계자에게 ▲탈북자 당사자의 의사 및 인권존중 ▲인도주의적 원칙에 따른 처리 ▲탈북자 의사 확인 시 한국 정부의 신병 접수 용이 등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
이날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7월 첫번째 정상회담과 이날 정상회담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4개월 전은 사드 문제가 양측 갈등의 핵심요인이었고 그 문제에 대한 해법이 보이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양국 합의를 통해 (양국 관계 정상화의) 물꼬가 터진 것"이라며 "오늘 시진핑 주석의 '새로운 출발이고 좋은 시작'이라는 말에 모든 의미가 포함된 것"이라고 총평했다.
APEC 정상회의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일 오후(현지시간) 베트남 다낭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반갑게 미소지으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
한편 여야는 이번 한중정상회담 결과를 보고 엇갈린 평가를 내놓았다.
특히 한국당은 "특별한 내용 없는 '외화내빈'" 비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여야는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중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중 양국이 공동번영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중국과의 형식적 관계 회복에 급급해 얻은 것이 없었다고 평가 절하했다.
국민의당은 북핵 문제 해결과 관련한 구체적 합의가 없어 아쉽다면서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봉합과 한중관계 복원을 환영했다.
백 대변인은 특히 "한반도의 지정학적 상황을 고려하면 중국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면서 "북핵 문제에 대한 평화적 해결 원칙을 확인하고, 한중 전략 대화 강화 등 북핵 공조를 더 굳건히 하기로 합의한 것은 매우 유의미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2대 교역국으로 중국과의 북핵 공조 강화는 북핵 문제의 실마리로 작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경제적 효과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백 대변인은 아울러 "한중 정상이 다음 달 중국에서 양국의 발전을 위한 포괄적 논의를 약속했고, 다음 주 리커창 총리와의 회담도 예정돼 있다"며 "양국의 경제 발전과 공동번영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합의가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자유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은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 결정 빼고는 특별한 내용이 없는 외화내빈(外華內貧)에 불과했다"고 깎아내렸다.
강 대변인은 "연내 대통령의 방중을 위해 너무 많이 양보한 아쉬운 정상회담이었다"며 "양국 정상은 이번 합의에서 끝내 '3노(NO) 정책'(사드 추가배치-미국 미사일방어체계-한미일군사협력 부정) 등 우리의 일방적 양보로 이뤄진 사드 합의를 언급하고야 말았다. 우리의 외교 무능을 드러낸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북 압박에 대한 실질적 합의는 없어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면서 "이번 한중정상회담은 형식적 관계 회복에 급급해 얻은 것이 없는,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회담이 아닐 수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국민의당 이행자 대변인은 환영과 아쉬움의 입장을 동시에 나타냈다.
이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사드 갈등을 봉합하고 한중관계를 복원하게 된 것을 환영한다. 양국 간 교류 활성화를 기대한다"면서 "한중 수교 25주년 동안 쌓아올린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중관계가 더 전향적으로 발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번 정상회담이 짧은 만남으로, 북핵 문제 해결과 관련한 중국의 구체적인 역할을 끌어내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중 정상회담 종료...문재인 대통령 12월 방중 합의. YTN 제공 동영상
문재인 대통령-시진핑 주석, 한중정상회담...성과는.. YTN 제공 동영상
[영상] 시진핑 발언 중 고장난 문재인 대통령 통역기. KBS 제공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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