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안법이란? 개정안 시행 무산 (영상)

md.sj · 2017. 12. 27. 09:58 오늘의이슈/정치.사회 ·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26일 국회앞에서 전안법 국회 본회의 통과를 위한 1인시위에 돌입했다. / 사진.소상공인연합회

전안법 개정안 무산 소상공인ㆍ소비자 '뿔났다'… 전안법이란?

이데일리는 전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내년 1월 1일부터 생활용품에 KC인증(국가통합인증) 의무가 적용된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습니다.

전안법 대상품목 / 사진

여야 본회의 파업 사태가 지속되면서 전기용품및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 개정안 처리가 불발된 탓입니다.

전안법은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을 줄여서 부르는 말로, 전기용품과 의류같은 생활용품에 따로 적용되던 법을 하나로 통합한 것입니다.

그동안 전기용품, 어린이 용품 등을 만들거나 수입하는 업체에서는 제품이 안전 기준에 적합하다는 증거로 KC 인증서를 받아야 했습니다. 전안법 시행 이후에는 이를 의류와 같은 생활용품에도 동일하게 적용해 모든 제품이 KC 인증 표시를 받아야 합니다.

정부는 전안법을 올 1월 28일 시행하려고 했으나 국민 여론이 나빠지자 1년을 유예했습니다.

그런데 1년 유예를 담은 전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내년 1월1일부터 전기용품과 마찬가지로 일반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의류·잡화 등 신체에 직접 접촉하는 대부분의 용품들로 확대됩니다. 이렇게 되면 소규모 공방의 수공예품은 물론 5000원짜리 티셔츠에도 몇 만원의 인증 비용이 붙게 됩니다.

전안법이 시행될 경우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영세 소상공인이 타격을 입을 것이며 그 비용도 소비자가 떠안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또 KC인증을 받지 못한 제품은 판매할 수도 없습니다. 소규모 공방에서 직접 제작·판매하는 수공예품, 가죽제품, 액세서리 등 소량 생산 수공업품도 모두 의무인증 대상이 됩니다. 소셜커머스, 종합몰 등 국내 인터넷 쇼핑사이트도 규제 대상에 포함됩니다.

내년 1월 1일부터 생활용품에 KC인증(국가통합인증) 의무가 적용된다. / 사진

새로 인증 대상이 될 의류, 생활용품의 경우 품목당 20~30만원 수준으로 인증 비용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의무인증을 지키지 않는 소상공인에게는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 또는 50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인증을 받기 위한 비용이 고스란히 제품 값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소비자 부담도 늘게 될 전망입니다.

반면 아마존, 알리바바 등 해외 직구 사이트는 전안법의 영향권 내에 포함되지 않아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미 KC 인증을 실시하고 있는 국내 백화점도 전안법 무풍지대에 있어 반사이익이 예상됩니다.

일부에서는 전안법이 중고거래 사이트에도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중고거래 대상 물품에 KC 인증 마크가 없을 경우 전안법에 따른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됩니다. 단, 이미 KC 인증을 받아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의 중고거래는 다시 인증받지 않아도 됩니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1월 24일부터 12월 24일까지 진행된 ‘전안법. 18살, 미성년자에게 정부가 직접 찍어주는 범죄자 낙인!’라는 제목으로 청원글이 올라왔습니다.

청원인은 “모범을 보여야 할 어른들이 돈에 현혹돼서 사람들을 죽이려고 하고 있네요. 생업을 끊는 게 살인이랑 다를 게 뭡니까? 제발 부끄러운 줄을 아세요”라며 전안법이 소상공인을 죽이는 것과 다름없는 내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전안법 개정 청원글은 현재까지 21만 여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해 청와대의 답변을 들을수 있게 됐습니다.

네티즌은 "동네 구멍가게에서 싼 맛에 사던 물건도 못 사게 됐다", "새로운 법이 생길 때마다 사람들은 가난해지고 죽어간다", "서민 살리려다 그 칼이 다시 서민에게 돌아오는 마법 같은 법",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 "전안법 합리적으로 개정 또는 폐지해 달라", "그렇게 안전이 중요하면 떡볶이나 오뎅 같은 음식도 추가하라"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