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서스 엘씨 500H(LEXUS LC 500H) 가격 스펙 '이건 스포츠카 아녀요?'

이게 렉서스라고? LC 500h는 생각보다 더 화끈하고 단단하며 박력이 넘쳤다

“선배, 이 차 완전 스포츠카인데요?” LC 500h 운전석에서 몸을 비틀며 내린 인턴 기자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단단하고 스포티한 렉서스에 적잖이 놀란 눈치다. 나 역시 전혀 렉서스답지 않은 움직임에 꽤 놀랐다. LC 500이야 휘발유 모델이니 그렇다고 해도 LC 500h는 하이브리드 모델 아닌가! 렉서스가 지금까지 우리에게 보여준 하이브리드 모델은 모두 미끈하고 나긋했다. 하지만 LC 500h는 예상했던 렉서스와는 전혀 다르다.

시트부터 푹신하고 안락한 모습이 아니다. 단단한 스포츠 시트에 엉덩이를 밀어 넣었다. 가죽을 감싼 스티어링휠 너머로 둥근 태코미터 하나가 보인다. 렉서스가 2010년 12월~2012년 12월까지 500대만 한정 생산한 LFA에도 계기반에 태코미터 하나만 있었다.

태코미터 바늘은 속도가 아닌 엔진회전수를 가리킨다. 속도는 태코미터 안에 있는 숫자로 알려준다. 태코미터 안에서 보여주는 정보는 다양하다. 변속기 위치와 주행거리, 연비는 물론 주행모드도 알 수 있다.

스티어링휠에 달린 버튼을 누르면 지금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도 확인할 수 있다. 시동 버튼을 눌러 엔진을 깨웠다. 아, 하이브리드 모델이라 엔진이 바로 깨어나진 않는다.

사무실 앞 골목을 조용히 빠져나갈 뿐이다. 바퀴가 구르는 소리만 나직하게 들이칠 뿐 실내는 고요 그 자체다. 하지만 엔진이 깨어나면 이내 사나워진다. 가속페달을 힘껏 밟자 머리가 헤드레스트에 ‘쾅’ 하고 부딪혔다. 속도계 숫자가 세 자릿수로 올라가는 게 순식간이다. 오랜만에 손마디가 저릿저릿한 차를 몰아보니 가슴이 쿵쾅거린다. ‘이게 렉서스라고?’

운전석에 앉으면 스티어링휠 너머로 둥근 태코미터 하나만 보인다. 스티어링휠은 두툼하고 묵직하다. 위쪽에 달린 시프트패들로 직접 변속하는 손맛도 즐길 수 있다. 

LC 500h는 3.5리터 V6 휘발유 엔진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얹었다. 두 개의 전기모터가 힘을 보태면 시스템 최고출력이 359마력으로 치솟는다. 엔진이 내는 최고출력은 299마력이다. 오른발에 잔뜩 힘을 주면 엔진과 전기모터가 있는 힘껏 출력을 토해낸다. 거친 사운드를 내뿜으며 박력 있게 내달리는 맛이 짜릿하다.

코너에서도 움직임이 안정적이다. 묵직하게 노면을 움켜쥐며 내달린다. 푸근하고 낭창거리는 렉서스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LC 500h는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 유단 기어를 조합했다. 기존의 e-CVT에 4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했는데 렉서스는 이를 멀티스테이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라고 이름 붙였다.

새로운 변속 시스템 덕에 엔진 힘으로 달릴 땐 그냥 스포츠카를 모는 것 같다. 스티어링휠엔 시프트패들도 달려 있어 변속하는 손맛도 느낄 수 있다. 멀티스테이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자동변속기의 1~3단에 e-CVT가 만드는 가상의 3단을 보태 10단 변속기처럼 변속한다. 스티어링휠 너머 대시보드 위쪽엔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가 달렸다. 둥근 레버를 돌려가며 드라이브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 컴포트, 노멀, 커스텀,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이렇게 여섯 가지다. 컴포트에선 엉덩이가 출렁이는 게 조금 나긋한 느낌도 들지만 스포츠에선 이내 엔진 소리가 사나워지고 스포츠 플러스에선 엔진이 화를 낸다. 잔뜩 몸을 웅크리고 있다가 먹이를 발견하고 앞으로 튀어나가는 맹수 같다.

묵직하고 단단한 스티어링휠을 힘껏 움켜쥐고 도로를 휘저었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하지만 30분쯤 지났을까? 난 슬며시 드라이브 모드를 컴포트로 바꿨다. 체력이 바닥나서다. 스티어링휠을 하도 부여잡았더니 팔까지 저릿저릿하다. LC 500은 달리는 즐거움에 초점을 맞춰 모든 것을 만들었다.

LC 500h 역시 마찬가지다. 수동변속기처럼 변속할 수 있도록 M 모드를 더하고, 센서가 노면 상태나 가속페달, 브레이크 페달 조작 시점을 파악해 최적의 타이밍에 변속이 이뤄지도록 하는 DMI(Driver’s Mind Index) 기술을 적용했다.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과 고장력 강판 등 다양한 소재로 이뤄진 고강성 차체로 비틀림 강성도 높였다. 앞바퀴에 로어 암을 두 개로 나눈 더블 조인트 방식 서스펜션을 달아 스티어링 감각도 한층 또렷하다.

니켈 수소 배터리보다 20킬로그램 남짓 가벼운 리튬이온 배터리는 경쾌한 달리기를 실현하는 데 일조한다. 화끈하고 박력 있는 하이브리드 쿠페. LC 500h에 가장 잘 어울리는 수식어다. 여느 스포츠카 못지않은 짜릿한 달리기를 즐길 수 있다. 그렇다고 한계를 넘어서는 수준까진 아니어서 겁내지 않고 즐겁게 몰 수 있다. 시승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자 후배가 물었다. “선배, 그 차 얼마예요?” “1억8000만원.” “음, 1억8000만원이면 포르쉐 911도 살 수 있는데 LC 500h를 사야 할 이유가 뭘까요?” 난 아직 그 답을 해주지 못했다.

SPECIFICATION LEXUS LC 500h 
기본 가격 1억800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RWD, 2+2인승, 2도어 쿠페 엔진 V6 3.5ℓ DOHC+전기모터, 359마력, 35.7kg·m 변속기 CVT+4단 자동  공차중량 2010kg 휠베이스 2870mm 길이×너비×높이 4760×1920×1345mm 연비(시내, 고속도로, 복합) 10.5, 11.5, 10.9km/ℓ CO₂ 배출량 155g/km

imagazine korea 글_서인수 사진_김형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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