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끊임없이 이동한다. 생존을 위해, 즐거움과 행복을 찾아 꾸준히 이동하는, 지금 시대의 유목민이다.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해 움직이려면, 탈것이라는 개념만 충족하면 됐다. 하지만 지금은 더욱 다채롭고 풍요로운 삶을 꿈꾸는 시대. 넉넉하고 기능적인 이동수단이 주목받는 시대다.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와 생활방식에 따라, 소형차의 인기가 드높던 유럽이 변하고 있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해 소비자가 요구하는 기준이 달라진 것. 크고 실용적이면서도 어디든 갈 수 있는 SUV의 거센 파도가 유럽에 휘몰아쳤다. SUV 트렌드는 유럽을 넘어 한국 그리고 세계 곳곳에 이르기까지 뻗치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야말로 시대를 관통하는 유행이다.
쓰임새 좋은 왜건이나 합리적인 해치백 등을 잘 만들기로 소문난 프랑스 메이커 푸조가, SUV 시장에 과감히 뛰어든 이유도 같았다. 소형 크로스오버 2008 SUV를 앞세워 B 세그먼트를 평정한 푸조는, 올해 초 제네바 모터쇼에서 완성도 높은 모습으로 돌아온 3008 SUV를 내세워 유럽 올해의 차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5008 SUV는 푸조가 꿈꾸는 SUV의 이상적인 모습을 담고 있다. 패밀리 룩을 바탕 삼아 강인하고 입체적인 외모를 완성했고, 4.6m가 넘는 덩치를 균형 잡힌 비율로 다듬어 맵시까지 살렸다. 풀 LED 헤드램프와 푸조의 디자인 요소 중 하나인 3D LED 테일램프, 18" 휠까지 곁들여, 견고한 인상의 개성 넘치는 7인승 SUV가 태어났다.
7인승 SUV의 미덕은 실내. PSA그룹의 혁신적인 아이디어 EMP2 플랫폼 위에서 태어난 5008 SUV의 실내는, 운용의 폭이 넓은 플랫폼의 특징을 최대한 활용한 결과 2840mm의 휠베이스를 갖춰 넓디넓은 공간을 만들어냈다. 덕분에 1열 팔 공간은 11mm, 2열 무릎 공간을 60mm나 늘일 수 있었다.
운전자를 위한 꼼꼼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인체공학적 설계를 혁신적으로 이뤄낸 2세대 아이-콕핏이 그것. 작은 스티어링 휠과 12.3" 헤드업 디지털 계기반, 8" 인포테인먼트 터치스크린 등 운전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선사한다. 상위 트림인 GT 라인의 경우 계기반과 스크린의 컬러, 음악 이퀄라이저 세팅과 세 가지 향을 풍기는 디퓨저를 운전자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다. 이밖에도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와 푸조 로고 퍼들 램프,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 등 더 풍요로운 운전 환경을 뒷받침한다.
게다가 평지, 진흙, 모래, 눈, ESP 해제 등 5개 주행 모드를 지원하는 어드밴스드 그립 컨트롤, 가파른 내리막길에서 스스로 속도를 제어하는 힐 어시스트 디센트 컨트롤까지 우리가 SUV에 바라는 다재다능한 주행 성능을 뒷받침할 장비가 알차게 들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가격. 그동안 상품성 뛰어난 수입차가 수없이 국내에 들어왔지만, 절대적인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가격이었다. 그런 점에서 훌륭한 상품성으로 우리네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줄 5008 SUV의 가격대가 궁금해진다.
일본에서 판매 중인 5008 알뤼르 트림의 가격은 444만6020엔으로 약 4340만 원(가솔린 엔진에 옵션사항이 거의 없는 ‘깡통’ 트림이다). 우리나라에 먼저 선보일 5008은 알뤼르와 GT 라인 두 가지 트림. 5008 SUV의 대략적인 가격대는 4300만 원 정도가 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믿어도 좋다).디젤 엔진이지만, 오히려 더 싸게 5008을 출시한다는 건가? 만약 그렇다면, 푸조가 5008 SUV를 앞세워 국내 7인승 수입 SUV 시장을 평정하겠다는 야심 가득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그야말로 대담한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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