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돌! 소형 SUV 토너먼트, 당신의 선택은?


소형 SUV 토너먼트, 당신의 선택은? / 사진 Gearbox제공

요즘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온도를 자랑하는 곳은 B 세그먼트 SUV 시장이다. 특히, 국산 소형 SUV의 성장세가 무섭다. 크기는 작지만, 존재감은 그 누구보다 큰, 요즘 가장 ‘핫’한 5대의 소형 SUV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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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글에는 나름의 온도가 있다고 한다. 따뜻함과 차가움, 적당한 온기 등 글을 쓰는 이들, 말을 나누는 이마다 나름대로 온도를 전달한다. 하지만 사람만 이런 온도를 가지고 나누는 것은 아니다. 단순한 기계에 불과한, 차갑기만 할 것 같은 자동차에도 나름의 온도가 있다. 크기와 종류에 따라 그 온도는 저마다 다르다. 재미있는 사실은 요즘은 고가의 고성능 자동차보다 오히려 가격이 저렴하고 크기가 작은 평범한 자동차 온도가 더 뜨겁다는 것. 특히, 경제성과 실용성을 두루 갖춘 소형 SUV의 온도는 하늘 높은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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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인기는 사회와 경제의 변화와도 관계가 깊다. 취업난과 높은 결혼 비용 등 사회 전반적인 문제들은 젊은이들이 ‘가성비’와 같은 신조어를 입에 달고 살 만큼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제품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트렌드는 자동차 시장에서 여유 있는 공간과 경제성을 갖춘 소형 SUV의 인기로 이어졌다. 지난달 SUV 판매 순위만 봐도 알 수 있다. 기아 스토닉,  쌍용 티볼리, 현대 코나가 각각 9위, 3위, 2위를 차지하며 덩치 큰 형님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이 중 티볼리는 막강한 경쟁자인 코나와 스토닉에 밀려 판매가 줄어들 거라는 예상과 달리 여전한 인기로 의외의 뒷심을 발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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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외모만 꾸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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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SUV라면 4륜구동이지

한번 끓으면 오래도록 온도를 유지하는 가마솥처럼 뭉근한 온기로 소형 SUV 시장의 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하는 일등 공신 티볼리. 개성 있는 디자인 덕분에 여자들에게 인기가 좋은 차로 유명하다. 최고출력 115마력, 최대토크 30.6kg·m를 뽑아내는 1.6ℓ 디젤 엔진은 강력하지 않지만, 안정감 있는 주행 실력을 뽐낸다. 특히 시내 주행에서는 부족함이 없다. 부드러운 서스펜션 덕분에 방지턱에서도 충격이 적어 뒷좌석에 어린아이를 태워도 안심이다. 하지만 고속에서는 경쟁 모델들에 비해 다소 아쉬운 편이다. 일정 속도 이상으로 가속을 할 때는 답답함이 밀려온다. 특히 코너를 돌아나갈 때 뒤뚱거리는 몸놀림과 한 템포 느린 핸들링 반응은 5대 소형 SUV 중 꼴찌다. 또한, 연비도 13.9km/ℓ로(물론, 이번 시승차 중 유일하게 4륜구동 모델) 14.6km/ℓ인 트랙스에 못미쳐 꼴찌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티볼리의 인기는 여전하다. 이는 소형 SUV를 고려할 때 소비자가 기대하는 부분이 비단 달리기 성능과 연비만은 아니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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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는 소형 SUV 중 유일하게 자신만의 스타일로 외관을 꾸밀 수 있는 기어 에디션을 갖췄음은 물론, 뒷좌석 열선 기능과 시트 각도 조절 기능 등 다양한 편의 기능으로 함께 차에 타는 이들까지 세심하게 배려했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외모, 남들보다 조금 더 추가한 편의 기능으로 비교와 평가를 좋아하는 젊은 소비자의 입맛을 확실히 사로잡은 티볼리, 그의 온도는 당분간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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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M3의 약점 중 하나인 1.5ℓ 디젤 엔진

그에 비해 QM3는 떨어지는 온도를 부여잡으려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가장 큰 약점은 가성비다. 5대 중 가격이 가장 비싼 코나와 단 50만 원밖에 차이 나지 않지만, 제원상 성능은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는 22.4kg·m로 가격이 가장 저렴한 스토닉보다 출력은 20마력, 토크는 8.2kg·m나 적다. 그나마 5대 중 가장 높은 연비(17.3km/ℓ)로 마지막 자존심만은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수치상 낮은 출력과 토크를 머릿속에서 잠시 지우면, 실제로 운전하면서는 큰 불만을 느끼진 않을 거다. 마치 몸에 꼭 맞는 코르셋을 입은 것처럼 스티어링을 돌리는 대로 따라오는 쫀쫀한 핸들링 감각과 민첩한 몸놀림은 운전 재미를 느끼기 충분하다. 고속 주행감도 여느 경쟁자들에 뒤지지 않는다. 갑자기 나타난 장애물을 피할 때 스티어링 휠을 꺾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주행 안전 장치가 강하게 개입해 안정적으로 차체를 잡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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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꾸준히 식고 있는 QM3의 온도는 이제는 미지근하다 못해, 살짝 차가울 정도다. 특히, ‘상남자’들의 눈빛이 아주 차갑다. 바로, 호불호가 강한 귀여운 외모 때문이다. 여자들에게는 환영받을지 몰라도, 솔직히 영화배우 마동석처럼 덩치가 조금이라도 있는 남자와 QM3의 케미는 제로에 가깝지 않은가. 하지만 “눈으로 보는 것이 다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듯, 몸집은 작아 보여도 경쟁자 중에서 가장 긴 휠베이스(2605mm)를 갖춰, 실내 공간만은 여유롭다. 수납력 좋은 넓고 깊은 서랍식 글러브 박스는 물론, 뒷좌석을 조절해 트렁크 공간의 활용도를 높인 프랑스식 센스가 그나마 빠르게 식어가는 속도를 잠시나마 늦춰주고 있는 요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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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더 떨어질 곳 없는 영하의 온도를 가진 모델이 있다. 바로 트랙스다. 가장 출시가 빨라서인지, 최근에 등장한 코나와 스토닉보다 매력 지수가 확 떨어진다. 하지만 트랙스는 5대 중 SUV라는 단어에 가장 걸맞은 외모를 지녔다. 차체 높이만 해도 1650mm로 높이가 가장 낮은 스토닉에 비해 130mm나 높다. 작은 몸집이 더욱 커 보일 수 있도록 볼륨감 있게 디자인한 남성적인 외관뿐 아니라, 쉐보레 특유의 강건한 차체 구조에서 오는 든든함이 느껴진다. 그러나 운전석에 앉으면 투박한 인테리어에 눈살이 절로 찌푸려진다. 여전히 다이얼을 돌려 온도와 바람 세기를 조절하는 수동식 에어컨은 요즘 차에서는 보기 드문 구성이다. 또한, 과하게 볼륨 있어 보이도록 디자인한 대시보드도 한몫했다. 덕분에 5대 중 시야 확보가 가장 어렵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운전석과 뒷좌석에 앉았을 때 느낀 그 푹신함과 편안함은 1등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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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투박해 보여도 시트는 끝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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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ℓ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35마력, 최대토크 32.8kg·m로 출력이 가장 센 코나보다 1마력 뒤지지만, 토크는 2.2kg·m가 높아, 라이벌 중 최고다. 무게중심이 높아서인지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몸놀림이 굼뜰 거라 예상했지만, 단단하게 차체를 잘 잡아주며 코너를 안정적으로 돌아나가는 의외의 반전 매력을 보여줬다. 연비는 티볼리보다 0.7km/ℓ 높은 14.6km/ℓ로 꼴찌의 멍에를 겨우 피했다. 하지만 더 낮은 연비로도 잘나가는 티볼리를 보면, 이 차가운 온도가 꼭 연비 때문은 아닐 거라 조용히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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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보나 옆으로 보나 잘생긴 코나

반대로 코나는 뜨거운 열기를 내뿜으며, 소형 SUV 시장을 활활 타오르게 만드는 주인공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은 코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늦게 등장한 만큼 더욱 철저한 준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공략했다. 멀리서 보아도 확실한 아이덴티티가 느껴지는 개성 있는 외관 디자인은 물론, 실내 역시 화려한 컬러를 사용해 포인트를 주는 등 소형 SUV만의 젊고 역동적인 분위기를 잘 살렸다. 다만 적재 공간은 360ℓ로 423ℓ의 트렁크 공간을 자랑하는 티볼리나 530ℓ를 기본으로 하는 트랙스에 비해 아담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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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실력은 5대 중 가장 뛰어나다. 1.6ℓ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0.6kg·m를 뽑아낸다. 무게중심이 낮게 설계되어 움직임이 민첩하고 핸들링 감각도 뛰어난 편이다. 같은 엔진과 변속기를 쓰는 스토닉과 비교해 서스펜션이 부드러워 요철에서도 충격이 적었다. 그런데 코나의 단점을 묻다 보면, 하부 방음 처리가 부족해 엔진 소음이 실내로 많이 들어온다는 의견을 많이 들을 수 있었는데, 실제로 운전을 해보니 특별하게 엔진 소음 때문에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고속에서 음악을 들으며 달릴 때 풍절음이 더 신경 쓰였다. 또 하나, 코나의 단점으로 유명한 높은 가격. 하지만, 전방 추돌 방지 보조 장치를 비롯해 하이 빔 보조, 운전자의 피로와 부주의한 운전 패턴이 판단되면 휴식을 권하는 운전자 주의 경고 등 한 체급 위 모델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편의 장비들이 올라가 있다는 것도 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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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형제인데…유전자 ‘몰빵’인가?

가성비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스토닉은 형제 코나와 함께 꾸준하게 온도를 데우고 있는 중이다. 소형 SUV 중 가장 낮은 가격, 두 번째로 높은 연비(16.7km/ℓ) 그리고 최고출력 110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부족함 없는 힘까지, 수치만 보면 어떤 경쟁자보다도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다면서, 수수하고 밋밋하게 꾸민 외모와 형제 니로와 닮은, 개성이라고는 ‘1도’ 찾아볼 수 없는 실내 디자인을 보면 마음이 금방 차갑게 식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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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운전대를 잡으면 이야기가 또 달라진다. 스토닉은 1520mm로 경쟁자 중 키가 제일 작은데, 무게는 1270kg으로 가장 가벼워 숫자로 보이는 성능과 달리 몸이 느끼는 성능은 가장 다이내믹하다. 변속 속도도 빠를 뿐 아니라 저회전부터 고회전까지 부드러운 출력 곡선을 그린다. 또한 모든 모델에 차량 자세 제어 플러스 시스템을 갖췄는데, 이는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 직진 제동 쏠림 방지 시스템, 토크 벡터링 시스템, 급제동 경보 시스템 등 다양한 안전 장비가 올라가 운전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 운전자들도 안심하고 운전을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매주 낚시를 다니는 남동생의 첫차로 추천하고 싶을 만큼 5대의 소형 SUV 중 스토닉이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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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앞보다는 뒤가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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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우연히 TV에서 문화인류학자 조한혜정 교수가 ‘한국인’을 주제로 하는 강의를 보았다. 그녀는 요즘 한국인, 한국 사회의 가장 큰 고민은 “통계나 수치 없이는 아무것도 믿지 못하는 불신(不信)”이라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요즘 가장 ‘핫’한 5대의 소형 SUV는 각종 테스트와 비교 시승으로 온종일 몸살을 앓고 있다. 기사는 1마력, 0.3km/ℓ의 연비 차이 등 수치로 보이는 것들이 차를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처럼 말한다. 저마다 장점을 가진 매력이 있는 차들인데도 말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고민 끝에 어떤 모델을 선택한다 해도 아쉬움은 남는다는 거다. 오히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먼저 분석하고 궁금한 부분을 뽑아 기사를 참고한다면 누구보다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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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중 가장 올라타고 싶은 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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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기계에 불과한, 차갑기만 할 것 같은 자동차에도 나름의 온도가 있다”

md.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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