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SUV 토너먼트, 당신의 선택은? / 사진 Gearbox제공
요즘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온도를 자랑하는 곳은 B 세그먼트 SUV 시장이다. 특히, 국산 소형 SUV의 성장세가 무섭다. 크기는 작지만, 존재감은 그 누구보다 큰, 요즘 가장 ‘핫’한 5대의 소형 SUV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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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인기는 사회와 경제의 변화와도 관계가 깊다. 취업난과 높은 결혼 비용 등 사회 전반적인 문제들은 젊은이들이 ‘가성비’와 같은 신조어를 입에 달고 살 만큼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제품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트렌드는 자동차 시장에서 여유 있는 공간과 경제성을 갖춘 소형 SUV의 인기로 이어졌다. 지난달 SUV 판매 순위만 봐도 알 수 있다. 기아 스토닉, 쌍용 티볼리, 현대 코나가 각각 9위, 3위, 2위를 차지하며 덩치 큰 형님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이 중 티볼리는 막강한 경쟁자인 코나와 스토닉에 밀려 판매가 줄어들 거라는 예상과 달리 여전한 인기로 의외의 뒷심을 발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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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외모만 꾸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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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SUV라면 4륜구동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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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는 소형 SUV 중 유일하게 자신만의 스타일로 외관을 꾸밀 수 있는 기어 에디션을 갖췄음은 물론, 뒷좌석 열선 기능과 시트 각도 조절 기능 등 다양한 편의 기능으로 함께 차에 타는 이들까지 세심하게 배려했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외모, 남들보다 조금 더 추가한 편의 기능으로 비교와 평가를 좋아하는 젊은 소비자의 입맛을 확실히 사로잡은 티볼리, 그의 온도는 당분간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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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M3의 약점 중 하나인 1.5ℓ 디젤 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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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꾸준히 식고 있는 QM3의 온도는 이제는 미지근하다 못해, 살짝 차가울 정도다. 특히, ‘상남자’들의 눈빛이 아주 차갑다. 바로, 호불호가 강한 귀여운 외모 때문이다. 여자들에게는 환영받을지 몰라도, 솔직히 영화배우 마동석처럼 덩치가 조금이라도 있는 남자와 QM3의 케미는 제로에 가깝지 않은가. 하지만 “눈으로 보는 것이 다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듯, 몸집은 작아 보여도 경쟁자 중에서 가장 긴 휠베이스(2605mm)를 갖춰, 실내 공간만은 여유롭다. 수납력 좋은 넓고 깊은 서랍식 글러브 박스는 물론, 뒷좌석을 조절해 트렁크 공간의 활용도를 높인 프랑스식 센스가 그나마 빠르게 식어가는 속도를 잠시나마 늦춰주고 있는 요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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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투박해 보여도 시트는 끝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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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ℓ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35마력, 최대토크 32.8kg·m로 출력이 가장 센 코나보다 1마력 뒤지지만, 토크는 2.2kg·m가 높아, 라이벌 중 최고다. 무게중심이 높아서인지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몸놀림이 굼뜰 거라 예상했지만, 단단하게 차체를 잘 잡아주며 코너를 안정적으로 돌아나가는 의외의 반전 매력을 보여줬다. 연비는 티볼리보다 0.7km/ℓ 높은 14.6km/ℓ로 꼴찌의 멍에를 겨우 피했다. 하지만 더 낮은 연비로도 잘나가는 티볼리를 보면, 이 차가운 온도가 꼭 연비 때문은 아닐 거라 조용히 예상해본다.
소형 SUV 토너먼트, 당신의 선택은? / 사진 Gearbox제공
앞으로 보나 옆으로 보나 잘생긴 코나
소형 SUV 토너먼트, 당신의 선택은? / 사진 Gearbox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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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실력은 5대 중 가장 뛰어나다. 1.6ℓ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0.6kg·m를 뽑아낸다. 무게중심이 낮게 설계되어 움직임이 민첩하고 핸들링 감각도 뛰어난 편이다. 같은 엔진과 변속기를 쓰는 스토닉과 비교해 서스펜션이 부드러워 요철에서도 충격이 적었다. 그런데 코나의 단점을 묻다 보면, 하부 방음 처리가 부족해 엔진 소음이 실내로 많이 들어온다는 의견을 많이 들을 수 있었는데, 실제로 운전을 해보니 특별하게 엔진 소음 때문에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고속에서 음악을 들으며 달릴 때 풍절음이 더 신경 쓰였다. 또 하나, 코나의 단점으로 유명한 높은 가격. 하지만, 전방 추돌 방지 보조 장치를 비롯해 하이 빔 보조, 운전자의 피로와 부주의한 운전 패턴이 판단되면 휴식을 권하는 운전자 주의 경고 등 한 체급 위 모델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편의 장비들이 올라가 있다는 것도 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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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스토닉은 형제 코나와 함께 꾸준하게 온도를 데우고 있는 중이다. 소형 SUV 중 가장 낮은 가격, 두 번째로 높은 연비(16.7km/ℓ) 그리고 최고출력 110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부족함 없는 힘까지, 수치만 보면 어떤 경쟁자보다도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다면서, 수수하고 밋밋하게 꾸민 외모와 형제 니로와 닮은, 개성이라고는 ‘1도’ 찾아볼 수 없는 실내 디자인을 보면 마음이 금방 차갑게 식어버린다.
소형 SUV 토너먼트, 당신의 선택은? / 사진 Gearbox제공
그러나 운전대를 잡으면 이야기가 또 달라진다. 스토닉은 1520mm로 경쟁자 중 키가 제일 작은데, 무게는 1270kg으로 가장 가벼워 숫자로 보이는 성능과 달리 몸이 느끼는 성능은 가장 다이내믹하다. 변속 속도도 빠를 뿐 아니라 저회전부터 고회전까지 부드러운 출력 곡선을 그린다. 또한 모든 모델에 차량 자세 제어 플러스 시스템을 갖췄는데, 이는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 직진 제동 쏠림 방지 시스템, 토크 벡터링 시스템, 급제동 경보 시스템 등 다양한 안전 장비가 올라가 운전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 운전자들도 안심하고 운전을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매주 낚시를 다니는 남동생의 첫차로 추천하고 싶을 만큼 5대의 소형 SUV 중 스토닉이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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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앞보다는 뒤가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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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우연히 TV에서 문화인류학자 조한혜정 교수가 ‘한국인’을 주제로 하는 강의를 보았다. 그녀는 요즘 한국인, 한국 사회의 가장 큰 고민은 “통계나 수치 없이는 아무것도 믿지 못하는 불신(不信)”이라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요즘 가장 ‘핫’한 5대의 소형 SUV는 각종 테스트와 비교 시승으로 온종일 몸살을 앓고 있다. 기사는 1마력, 0.3km/ℓ의 연비 차이 등 수치로 보이는 것들이 차를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처럼 말한다. 저마다 장점을 가진 매력이 있는 차들인데도 말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고민 끝에 어떤 모델을 선택한다 해도 아쉬움은 남는다는 거다. 오히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먼저 분석하고 궁금한 부분을 뽑아 기사를 참고한다면 누구보다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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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중 가장 올라타고 싶은 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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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기계에 불과한, 차갑기만 할 것 같은 자동차에도 나름의 온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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