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놀랍지도 않았고, 실망감도 없었다. 늘 그랬던 것처럼, 르노삼성이 누구에게나 무난하고 편안하며 실용적인 가솔린 SUV를 내놓았다
QM6 운전석에 앉으니, 문득 자우림의 대표곡인 ‘일탈’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매일 똑같이 굴러가는 하루, 지루해 난 하품이나 해”(이 차가 지루해서 떠오른 곡은 ‘절대’ 아니다). 1997년 발표된 이 곡은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많은 이들의 헛헛한 마음을 위로하며 사랑받고 있다. 특별할 것 없이 자신의 감정을 담담하게 고백하는 이 가사처럼 QM6 가솔린 역시 특별함보다는 담백하고 실용적인 기능을 내세우며 꾸준히 사랑받는 SUV로서 자리매김을 시도 중이다.
한옥에서 발표회를 연 이유가 있다. QM6 가솔린은 느긋하고 우아하게 몰아야 한다
본격적인 시승이 시작됐다. 오늘의 코스는 송도 경원재를 떠나 영종도 일대를 돌아 운전자를 교대해 다시 돌아오는 왕복 약 130km 구간. 시내 주행 위주로 짠 코스는 긴 직선 구간과 도심 구간, 인천대교 등 가속 성능과 승차감을 시험해보기 좋았다. 엔진은 2.0ℓ 가솔린 엔진과 CVT를 조합해 최고출력 144마력, 최대토크 20.4kg·m를 낸다. 오랜만에 타보는 가솔린 SUV의 고요한 실내가 어색하기만 했다. 신호 정차 시 ‘덜덜’거리는 떨림, 창문을 열면 라디오 음악 소리가 묻히는 소음같이 ‘SUV 하면’ 통상적으로 떠오르는 단점은 온데간데없었다. 이런 부분 때문에 조용한 세단을 고집했던 이들이라면, 다시 한번 SUV를 고려해볼 만큼 QM6의 정숙성은 뛰어난 편이다. 특히, 이번 모델은 밀도를 올리고, 더욱 두께를 두껍게 업그레이드한 흡음재와 차음재를 사용해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을 최소화한 점이 특징이다.
한옥이 주는 차분한 감성과 QM6의 단정한 외관, 정숙한 승차감 그리고 편안한 느낌이 잘 어우러져 보였다. 시승 전, 르노삼성이 말한 ‘정숙성, 경제적인 연비, 편안한 주행 감각’ 세 가지 개발 방향이 떠올랐다. QM6는 선생님이 내준 숙제를 묵묵히 해낸 모범생처럼, 완벽하게 과제를 수행해냈다. 비록 그 숙제가 특별히 어렵고, 난이도 있는 문제들은 아니었지만.
LOVE 세단만큼 고요하고 편안한 승차감
HATE 다소 답답한 고속 주행
VERDICT 정숙하고 편안한 패밀리 SUV를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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