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10 세 번째 판올림의 핵심 '윈도우MR'의 모든 것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는 17일 윈도우10의 세 번째 메이저 판올림인 '윈도우10 가을 크리에이터스 업데이트(Fall Creators Update)'와 함께 윈도우MR(Windows Mixed Reality, 혼합현실) 헤드셋을 대거 공개한다. 삼성전자의 'HMD 오디세이' 사전 예약 판매는 이미 시작됐다. 아직 단어조차 생소한 'MR(혼합현실)'은 무엇일까.

가상현실+증강현실=복합현실

최근 "재현한 것의 그럴듯함"을 의미하는 Virtual Reality(VR, 가상현실)과 Augmented Reality(AR, 증강현실)이 화두다. 전자는 시각이나 청각 등의 감각을 자극해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실제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기술이고, 후자는 현실세계에 가상의 여러 이미지를 겹쳐 보이게 하는 기술로 현실 이상의 경험을 제공한다. 그럼 MR(Mixed Reality)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사이트에 소개하기로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합한 다양성이다.

예를 들어 헤드셋(Head Mounted Display)를 쓰고 인터넷에 만들어진 가상공간에 접속해 다른 장소에 있는 회의 참가자들이 같은 방에 있는 것처럼 느끼며 회의할 수 있는 가상현실 서비스는 현실이 어떻든 완전히 다른 세계에 몰입해서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증강현실은 현실 세계에 투영된 CG 아바타와 마주하고 실시간 소통할 수 있으며, 주변에 가상의 데이터를 띄울 수도 있다. 복합현실은 이 두 가지가 혼재하는 공간이다.

두 종류의 MR 헤드셋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복합현실 헤드셋은 '홀로그래픽 장치(Holographic Devices)'와 '이머시브 장치(Immersive Devices)' 2종류로 나뉜다.

전자는 2016년 개발자 대상으로 제공된 '홀로렌즈'가 대표적이다. 이 헤드셋은 PC 기능과 디스플레이 일체형의 매우 비싼 '윈도우10 시스템'이다. 웨어러블 PC처럼 생긴 홀로렌즈는 좌우 2개의 카메라가 탑재돼 사용자 시야를 스캔하여 실시간 환경 맵(3D 스캔 데이터)를 생성해 방 안을 돌아다니며 책상 위 시계, 서류를 사실처럼 집고 펼치거나 엣지 브라우저의 유튜브 영상 재생도 가능하다.

[델의 윈도우MR 헤드셋 '바이저']

한편, 윈도우10 가을 크리에이터스 업데이트와 함께 공개되는 후자(윈도우MR)은 오쿨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 같은 가상현실 헤드셋 작동 방식과 유사한데 외부 기기 도움 없이 위치 추적이 가능하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컨트롤러의 위치 추적에 헤드셋에 장착된 카메라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오쿨러스 리프트, 바이브와 비교해 분명 개선이 이뤄진 지점이다.  위치 추적은 현실세계에서 사용자가 얼마나 이동했는지를 감지하고 가상세계에 반영하는 역할로 관심사에 접근하거나 핸드 컨트롤러로 3D 데이터를 만지고 움직일 수 있게 한다. 이 위치 추적 기능을 하려고 오큘러스 리프트는 적외선 센서를 HTC 바이브는 '베이스 스테이션'이라는 2개의 적외선 레이저 발광장치가 각각 필요하다.

낮은 가격, 편리한 연결성

윈도우MR은 헤드셋의 전면 스테레오 카메라를 사용해 시야 범위를 감지하고 사용자 위치를 인식한다. 물론 절대 위치가 정해져 있는 외부 센서를 사용하는 리프트, 바이브의 정확도가 더 우수하지만 구성 장치가 적은 것은 분명 장점이다. 가격을 낮춰주고, 셋업을 할 때 번거로움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운영체제 레벨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윈도우MR 헤드셋은 HDMI와 USB 케이블을 컴퓨터와 연결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고해상도를 포기해야 한다는 제약에도 내장 GPU 파워에서 동작은 매력적이다. 고성능 3D 그래픽 게임이 아닌 2D 환경의 일반 윈도우 앱을 가상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단점도 있다. 보지 않고 물체를 잡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윈도우MR 하드웨어 사양은 둘로 나뉜다. 우선 스탠더드 버전은 인텔 코어 i5-7200U, HDMI 1.4 또는 디스플레이포트 1.2 이상, 인텔 HD 620 그래픽이 필요하다. 그러나 통합 GPU의 프레임이 60Hz로 제한된다. '어지러움'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가상현실 기반의 생산성 앱, 엔터테인먼트 앱에 만족해야 한다. 상위의 울트라 버전은 리프트, 바이브와 동일한 90Hz 프레임을 지원한다. 인텔 코어 i5-4590 이상의 CPU와 엔비디아 GTX 960/1050이나 AMD RX 460 이상, HDMI 2.0 또는 디스플레이포트 1.2 이상이 필요하다. 두 버전 모두 메모리 용량은 DDR3 8GB 이상이 요구되고 USB 3.0 단자 하나가 반드시 필요하다.

스팀VR과 호환되는 윈도우MR

17일 공개되는 6종류의 윈도우MR 헤드셋은 밸브의 게임 서비스 플랫폼 '스팀(steam) VR'에 대응한다. 델과 레노버, HP, 에이서, 에이수스 그리고 삼성전자가 윈도우MR 헤드셋 파트너로 참여한다.

삼성의 '삼성 HMD 오디세이'는 3.5인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2개 탑재하고, 110도 시야각이 지원된다. 하만의 오디오 브랜드 'AKG' 헤드폰을 번들해 사용자는 '360도 공간 사운드'를 통한 몰입감 있는 MR 경험이 가능하다. 마이크가 내장돼 있어 기기 사용 중에도 음성 채팅 앱을 통해 실시간 소통할 수 있다. 복잡한 설치 과정 없이 PC와 연결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삼성 HMD 오디세이는 '6 자유도(6 Degrees of Freedom)' 모션 컨트롤러를 연동해 쉽고 편리한 게임 조작도 가능하다. 가격은 499달러다.

에이서 윈도우MR 헤드셋 AH101은 2개의 센서가 사용자의 움직임을 인식하고 360도로 펼쳐지는 스크린에 투영한다. 2개의 2.89인치 LCD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는 이 제품의 해상도는 2880x1440이고, 최대 90Hz 재생 빈도를 지원한다. 무게는 440g이다. 함께 제공되는 모션 컨트롤러는 6축 가속도계와 헤드셋 센서 카메라가 컨트롤러의 마커를 읽고 위치와 움직임, 조작 등을 헤드셋 공간에 반영한다. 배터리가 제외된 무게는 125.6g이다.

최근 가상현실, 증강현실, 복합현실이 여러 분야에서 왜 화제가 되는가 하면 이 새로운 장치만 가능한 표현 방법이어서다. 현재 CPU 연산 결과를 보여주는 대상은 거의 대부분 평면 디스플레이다. 서류, 사진, 동영상 같은 콘텐츠를 표현하는데 별문제 없다. 그러나 건축, 디자인, 의료, 예술 등 3차원의 현실세계를 표현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10월 17일 윈도우10 가을 크리에이터스 업데이트와 함께 나오는 윈도우MR 헤드셋은 현실 세계와 사이버 세계가 뒤섞인 세상, 실제 현실보다 더 현실감을 주는 세상의 저변을 확대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md.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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