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6살 아이를 심하게 폭행하는 등 학대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24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인천시 서구 모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 ㄱ(41·여)씨가 원생 ㄴ(6)군을 폭행하는 학대를 했다며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으로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이 접수됐습니다.
경찰이 확보한 영상에는 보육교사가 남자아이를 세워두고 손으로 강하게 2차례 머리를 때리는 장면과 폭행을 당한 아이가 바닥에 주저앉았다가 겁을 먹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이 모두 담겼습니다.
고소인 ㄴ군의 어머니 ㄷ(42)씨는 보육교사의 학대 행위를 방치했다며 이 어린이집 원장 등도 함께 고소했습니다.
ㄷ씨는 고소장에서 “올해 11월 16일 어린이집 교실에서 보육교사 ㄱ씨가 다른 원생들을 옆에 앉혀 두고 주먹으로 아들의 머리를 수차례 때렸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이 확보한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ㄱ씨가 한 여자아이와 ㄴ군을 자신의 양옆에 세워두고 혼을 내다가 ㄴ군의 머리를 강하게 2차례 때리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당시 B군은 두 번째 폭행을 당한 후 쓰러졌다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재빨리 일어났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후 ㄱ씨는 ㄴ군을 CCTV 사각지대로 몰아붙인 뒤 재차 손으로 머리를 수차례 때리며 질책했습니다. 이 모습은 또래 원생 9명이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ㄷ씨는 “선생님에게 맞았다. 온몸이 아파 일어나기 싫다”는 말을 듣고 어린이집에 전화를 해 항의했고, 이를 전해 들은 ㄱ씨는 ㄷ씨에게 전화를 걸어 “머리를 때린 사실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ㄷ씨는 “3년 가까이 다녔던 어린이집인데 올해 3월부터 아이가 ‘선생님이 때리고 혼내서 무섭다.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는 말을 했다”며 “올해 3월에도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기려다가 원장이 설득해 계속 등원시켰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ㄴ군은 폭행을 당한 후 악몽을 자주 꾸고 바지에 소변을 보는 등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진단을 받았고, 인천의 한 대학병원에서 20일 넘게 입원 치료 중입니다.
경찰은 확보한 영상에 담긴 폭행 행위 외 유사한 학대가 더 있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2개월 치 CCTV 영상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피고소인들을 소환해 조사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CCTV 분석 작업이 끝나면 이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인천에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벌어진 것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지난 2015년 1월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식사 도중 김치를 남겼다는 이유로 네 살배기를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는하 하면, 2016년에는 교사가 아이를 이불로 덮고 목을 조르는 등 폭행을 가해 논란이 됐습니다. 올해는 먹이지 말아야 할 시럽 형태의 감기약을 만 2세 미만 아이들에게 하루 5차례나 강제로 먹인 어린이집, 거실 바닥에 누이고 아이에게 억지로 밥을 떠먹인 어린이 집 등이 인천에서 적발되며 청와대청원 게시판에까지 글이 올라간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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